2021. 5. 10. 08:00ㆍTOOLS
집 나간 줄 알았지만 소파 속에 숨어 있었던 팔로미노 블랙윙 롱 포인트 원 스텝 연필깎이
소파 속에 꽁꽁 숨어 있어서 찾다 찾다 결국 커터를 들고 연필을 깎게 했던 장본인, 듬직하게 생긴데다가 강철 칼날이라길래 혹해서 주문했는데, 6B를 깎으면 심이 뭉텅 뭉텅 부러져서 너무 힘들었다.
되찾은 김에 어느 정도 롱포인트로 깎이는지 확인해 보려고 그렇게 무르지 않지만 무르기 정도 표시가 없는 아무 연필이나 넣고 깎아봤는데, 심이 또 한없이 부러졌다.
연필 상태가 안 좋은 것일까, 구경이 맞지 않는 얇은 연필이라 꼭 맞지 않아서일까, 내 손이 제대로 돌리지 못해서일까 알 수 없다. 계속 들고 다니면서 잘 썼는데, 은근히 사이즈가 커서 휴대하기가 쉽지는 않아서 클립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다. 이제는 쓸 지 모르겠지만, 책상 한 구석에 잘 모셔둬야겠다.
롱포인트 연필깎이로 최고 적합한 연필깎이는 사실 커터나이프
한꺼번에 깎느라 꼬질꼬질해진 커터가 사실 최적의 연필깎이다. 한꺼번에 깎자니 손아귀가 너무 아파서 힘들었고, 포인트가 닳았을 때 다시 칼을 찾아 꺼내 들기까지에는 약간 귀찮음의 장벽이 있다. 포인트를 정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흑연 가루가 날리게 되니 청소할 각오를 해야 하니까 쉽게 칼을 꺼내들 수가 없어서 그리던 그림을 그냥 접어 두게 되었다.
2021.04.16 - [STUDIES] - 흑연과 과학적 삽화에 흑연 적용 가능성, 워크샵 가이드북
흑연과 과학적 삽화에 흑연 적용 가능성, 워크샵 가이드북
원 제목은 Graphite and It's Possibilities Applied to Scientific Illustration이고, 저자는 Rogerio Lupo, 머나먼 나라 브라질에서 전문적으로 과학 삽화 작업과 교육을 하시는 분이고 생명과학과 아트테크닉..
greamer.tistory.com
흑연으로 만드는 삽화에 필요한 내용 중에 연필 깎는 법에 대해서도 나와 있고, 옛날 입시 때 연필 깎았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정말 훨씬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일까 궁금해서 깎아 보았다. 실제로 길게 깎은 연필을 쥐었을 때 무게 중심이 확실히 바뀌고, 힘을 균일하게 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커터는 귀찮고, 집 나간 연필깍이를 찾지 못해서 새로 구입한 롱포인트 투 스텝 연필깎이, KUM Automatic Longpoint
쿰과 블랙윙이 콜라보해서 만든 블랙윙 버전의 투 스텝 롱포인트 연필깎이도 판매중이었는데, 오리지날 KUM 오토매틱 롱포인트에는 있는 작은 구멍 두 개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홀더 형식의 흑연을 깎는데 사용하는 용도일 것 같은데 길게 깎아낸 흑연심은 조금 큰 구경의 구멍에 잘 들어가서 심 끝만 날카롭게 다듬는데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홀더 심 갈이가 없는 블랙윙 콜라보 버전은 구매를 포기하고, 오리지날 쿰의 오토매틱 롱포인트 연필깎이를 주문했고, 열심히 투 스텝으로 연필을 깎아 보았다.
첫 번 째 스텝에서는 연필의 나무 부분만 깎아내고, 두 번 째 스텝에서는 길게 만들어진 연필 심 끝을 날카롭게 깎아낸다. 간만에 솔솔 향기 나는 까렌다쉬 연필을 꺼내서 깎아보니, 원목이라 그런지 쉽게 돌아가지 않았다. 다른 연필은 이미 다 깎아 버려서 깎을 연필이 부족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긴 포인트는 아니라서 백 퍼센트 만족할 수는 없었다. 홀더 심 깎기를 보고 있으니 왠지 홀더펜을 하나 더 장만하고 싶어지기만 했다. 참아야지.
집에서는 쉽고 편한 까렌다쉬 전동 연필깎기
전원이 있는 고정된 공간인 집에서는 전동 연필깎기로 쉽게 살았다. 비싼 색연필을 후회없이 마구 돌려대며 깎아 썼더랬다. 심의 뾰족함과 무딘 정도, 연필의 구경까지는 조절이 가능한데 확실히 짧게 깎인다. 짧게 깎이면 심이 빨리 닳아서 더 자주 깎아야 하고, 그렇게 되면 비싼 색연필이 계속 줄어들어서 너무 아쉽다.
전동 연필깎이는 그나만 한 해에 한 번 세일할 때 할인가격으로 구매해서 가끔 잘 쓰고 있지만 요즘들어 부쩍 사용 빈도가 줄었다.
클래식한 황동 디자인에 반해서 구매한 휴대하기 쉬운 연필깎이
전동 연필깎이를 사기 전에 색연필을 처음 손에 잡았을 때, 휴대하기 쉬운 연필깎이는 어디 없을까 찾다가 처음 찾았던 것이 파버카스텔의 둔탁한 트리오 연필깎이였다. 연필 구경이 큰 연필도 깎을 수 있고, 깎고 남은 찌꺼기들도 한데 모아둘 수 있는 기능형이라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했었는데, 아름답지 않아서 자주 손이 가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책상 서랍 속에서 뒹굴고 있던 놈을 꺼내 보았다. 자세히 보니 한 쪽은 컬러라고 표시되어 있다. 색연필과 일반 연필도 구분해서 깎을 수 있게 기능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아름답지 않으니 쓸모가 없다. 그리고 훨씬 예전에 사 두었던 파버카스텔의 UFO 펜슬 연필 깎이도 하나 있어서 슬쩍 꺼내 보았다.
연필 팁도 보호할 수 있고 클립도 있어서 다른 연필들과 함꼐 꽂아서 가지고 다닐수 있는데, 막상 열어서 연필을 깎으려면 연필을 한 손으로 돌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연필깎이를 돌아가지 않게 잘 잡고 있어야 하는데, 딱 고정시켜 잡고 있기가 매우 불편하고 깎아낸 찌꺼기는 역시 밖으로 프리하게 휘날리게 되니 쓰레기통 준비가 필수라 어지간하면 잘 쓰지 않게 되었다. 휴대는 편리해 보였는데 기능적으로는 부족했다. 기능적으로는 충분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파버카스텔을 대신할 연필깎이를 찾다가 우연히 찾게 된 DUX 황동 연필깎이는 찌꺼기가 사방 팔방 날아다니는 단점도 있지만 휴대하기 편한 초소형 사이즈에 묵직해서 잃어버릴 염려도 덜했고 무엇보다 양 옆 면이 손가락으로 쥐기 수월한 구조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유성색연필 쓸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찌꺼기를 한데 모을 수 있게 틴 케이스를 따로 준비해서 같이 들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가 롱포인트 블랙윙으로 바꿨던 것이지만 이제는 다시 칼을 들어야한다. 초마이크로 미세 촉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이 색연필과 연필을 하염없이 깎아써야 하는데 KUM도 크게 만족스럽지 않으니, 칼로 연필을 깎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할까, 황동 필통 하나에 커터 하나만 담아 들고 찌꺼기를 모아가며 깎으면 괜찮을까, 일단 궁리를 좀 해 봐야겠다. 밀폐력 좋은 파우치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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