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과 과학적 삽화에 흑연 적용 가능성, 워크샵 가이드북

2021. 4. 16. 08:00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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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목은 Graphite and It's Possibilities Applied to Scientific Illustration이고, 저자는 Rogerio Lupo, 머나먼 나라 브라질에서 전문적으로 과학 삽화 작업과 교육을 하시는 분이고 생명과학과 아트테크닉을 함께 전공했다고 한다. 

 

2021.03.23 - [STUDIES] - Biological Illustration : A guide to drawing for reproduction

 

Biological Illustration : A guide to drawing for reproduction

2021/02/10 - [STUDIES] - Pen and Ink Botanical Illustration Tips Pen and Ink Botanical Illustration Tips 딥 펜에 빠졌다가 만년필에 빠졌다가 잉크에 빠졌다가 조금씩 더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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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문적인 작업을 하시는 분의 글이니 믿음이 가서 읽어 보기로 했다. 흑연 즉 연필로 세밀한 생물 삽화 작업을 하는 것 역시 궁금한 영역이기도 했고, 제목에 워크샵 가이드북이라고 딱 적혀 있어서 방법론에 대한 내용이 충실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유튜브에서 실제 작업하는 영상을 참조할 수도 있는데, 이 가이드북을 어디서 다운받았는지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무단 전재 및 배포는 불가함을 피력하고 계셔서 통째로 번역해 올릴 수가 없어서 아쉽다. 

 

막상 다 읽고 나니, 입시 때 했던 데생과 큰 줄기는 같아서 실기로 배운 내용을 어려운 영문으로 이해하겠다고 괜한 노력을 한 것 같기도 했다. 

 

물론, 오래 전 입시 소묘는 한정적인 시간 안에 완성작을 만들기 위해 큰 종이 위에서 쉴 새 없이 손을 올려야 했고 4B 연필 한 자루로 모든 작업을 마무리했고, 그에 비해 삽화 작가의 작업은 사이즈도 작고, 시간 제한이 없는데다가 무엇보다도 다양한 강도의 연필을 골고루 바꿔 사용한다는 것이 크게 달랐지만 그려내야 할 대상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가려내고, 입체적인 표현을 위해 단계적으로 레이어를 쌓아 올려나간다는 점에서는 동일했다. 

 

연필선을 긋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안내하고 있는데, 가이드북에 있는 샘플처럼 그리려고 노력하니 안내되어 있는 손놀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공과 바닥 사이에 가상의 타원을 그리는 움직임으로 종이면에 살짝 닿아 들어갔다가 살짝 들려나와야 한다. 가이드북의 앞 쪽만 대충 읽다가 노루귀 그림을 시작했었는데, 나중에 뒷 쪽에서 움직임에 대한 내용이 더 상세하게 나와서 다음 그림에는 주의하려고 한다. 

 

2021.04.13 - [GRAPHITE] - 일단 그만, 노루귀

 

일단 그만, 노루귀

4B까지만 사용하고 일단 그만, 흑연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워크샵 가이드를 함께 읽어나가는 중이었는데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주의할 사항이 있었는데 미처 모르는 상태였다. 그라데이션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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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방법은 밝은 레이어를 만들 때에는 약간 단단하고 연필을 사용하고, 조금씩 무르고 진한 연필로 바꿔 가면서 어두운 부분을 만들어 가는 것인데, 연필을 사용할 때 힘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부분이 예전 소묘했던 방법과 차이가 커서 실제로 작업하는데 답답함도 있었다. 입시 소묘에서는 처음 단계에서는 약하게 레이어를 올리지만 마무리 할 때 쯤에는 연필을 강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소묘가 아니더라고 크로키를 한다거나 에스키스를 만들 때에도 연필선에 강약을 조절해서 만드는 버릇이 들어 있어서 어느 정도 레이어가 만들어진 뒤에는 다음 진한 연필로 바꿔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힘을 줘서 선을 긋고 있었다. 끝 부분에서 툭 떨어지는 강한 스크로크를 긋는 느낌이 좋아서 무의식중에 툭툭 긋기도 하는데 신경써서 버릇을 고쳐야 하니 어렵다. 

 

그렇게 선을 힘 줘서 그어 만든 그림은 나중에 전시하게 되었을 때나 스캔을 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지양하기를 권하고 있다. 종이에 되도록이면 압력이 가해지지 않아야 종이 자체의 재질과 흑연 재질이 어우러져 좋은 느낌이 나기도 하고, 진하게 그어진 곳은 스캔했을 때 오히려 밝게 보일 수 있고 강한 빛 아래에서 전시를 할 경우 번쩍거릴 수 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는데 일리가 있고, 연필로 그린 그림이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그 정도는 기본일 것 같기도 하다. 

균일한 단면 연습 #1, 아직 멀었지만 은근히 재미있다.

 

일단 부드럽고 균일한 면을 채워 만드는 것부터 연습을 하고, 명도 단계 스케일, 강약에 변화를 준 스케일까지 연습을 해 보고 잎사귀, 작은 솔방울까지 해 보고 나면 다시 꽃 작업을 해 봐야겠다. 

 

연필부터 다시 사야 한다. 팔로미노 윙의 럭셔리 스케치 북을 사서 이제 드디어 빛을 보나 했는데, 함께 들어 있던 오렌지 펜슬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H2를 쓰는데 연필 심이 전체적으로 균일한 느낌이 아니고 어느 한 부분이 종이와 거칠게 닿기도 하고 뭔가 뭉쳐서 흑연이 묻어나오지 않는 느낌도 들었다. H2만 그런 줄 알았는데 무른 심에서도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연습용으로는 쓸 수 있겠지만 바꿔야겠다.  

 

가이드북에서 추천하기로는 스태틀러, 리라, 미츠비시, 파버카스텔, 까렌다쉬, 크레타컬러, 코이누어 정도이고, 2H, H, HB, 2B, 3B, 4B, 6B, 가능하다면 7B까지 갖추기를 권하고 있다. 2H부터 권하고 있지만 4H 정도의 밝은 영역을 만드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흰 꽃도 꽤 많은데 흰 꽃은 흰 꽃 답게 밝게 그리고 싶다. 각 회사마다 연필의 무르고 단단한 정도가 달라서 브랜드는 섞어 사용하면 좋지 않고, 같은 회사라도 상품 라인 별로도 다르니 동일한 라인에서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종이는 중성지, 스트라스 모어 브리스톨의 Vellum이나 캔손, 하네물레 데셍 라나 등을 수채화나 펜 드로잉과는 다르게 너무 매끄럽지 않은 종이를 권하고 있다. 덧붙여 구할 수 있는 종이 중에서 최상의 종이가 무엇인지 스스로 경험해 보고 적합한 종이를 선택하기를 권한다. 일단 추천하고 있는 브리스톨 벨륨을 구할 수는 있어서 일단 주문해 뒀다.

 

무엇보다도 색연필이나 수채화 작업할 때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다른 재료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색상 선택을 잘 못해서 결과가 안 좋을지도 모르고, 내 마음 대로 표현이 잘 안나올지도 몰라서 늘 한 구석에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편하지가 않았는데, 연필은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런지 수정이 자유롭다는 든든함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참 편했다. 

 

또 다른 스텝바이스템 가이드 북이 기다리고 있다.

얼른, 연필 사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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